블랙 리지 늑대 부족에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피의 달 예언이 있었다. 쌍둥이 자매 아우렐리아와 셀리나가 태어나자 예언자는 피의 달이 뜨는 밤, 달의 여신이 두 자매 중 한 명을 데려가고 다른 한 명은 부족에 남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부모는 몸이 약하고 눈물이 많은 둘째 딸 셀리나가 희생될 운명이라고 판단한다. 그날 이후 가족의 사랑과 자원, 명예는 모두 셀리나에게 돌아가고, 장녀 아우렐리아는 철저히 외면당한다.
하지만 아우렐리아는 알파 왕좌의 후계자 카엘의 운명적인 반려였다. 두 사람은 이미 은빛 늑대 반지를 고르고 달의 결속 의식까지 준비한 상태였다. 질투에 사로잡힌 셀리나는 수년 동안 불치병에 걸린 척하며 아우렐리아가 어린 시절 꾸었던 달의 여신에 관한 환영까지 흉내 낸다. 그녀는 카엘과 부모를 끊임없이 조종해 아우렐리아를 고립시킨다.
카엘은 몰래 아우렐리아를 사랑하면서도 셀리지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약혼을 계속 미룬다. 결국 피의 달 의식에서 셀리나와 공개적으로 달의 결속을 맺겠다고 약속하며, 그것이 셀리나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변명한다.
12일간 이어진 대립 속에서 아우렐리아는 자신이 믿었던 사람들의 잔인함과 무관심을 깨닫는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어머니는 셀리나의 고통을 대신 짊어진다는 명목으로 은빛 채찍을 휘둘러 아우렐리아의 등에 상처를 남긴다. 그녀가 폭풍과 눈보라를 뚫고 하위 계급 늑대들을 도왔던 선행마저 셀리나의 공으로 돌아간다. 조상의 달빛 보석과 의식용 드레스, 약혼과 결속 의식까지 모두 빼앗긴다.
네 살 때부터 아우렐리아는 은빛 눈을 가진 달의 여신을 꿈에서 보았다. 자신이 예언에 따라 떠나야 할 사람이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모두가 그녀를 질투심에 사로잡혀 관심을 끌려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피의 달이 뜨기까지 단 7일. 오랜 학대로 아우렐리아는 피를 토하고 생명력마저 서서히 사라져 간다. 끝까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충직한 시녀 메이브뿐이다. 카엘이 셀리나에게 평생 그녀만 사랑하겠다고 다정하게 약속하는 모습을 본 순간, 아우렐리아의 마지막 미련마저 산산이 부서진다.
의식 전날 밤, 중병에 걸린 아우렐리아는 부모의 강요로 홀로 깊은 산속의 고대 신전으로 향한다. 그녀는 피로 얼룩진 차가운 돌바닥에 무릎을 꿇고 밤새 셀리나의 의식이 성공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피의 달 의식 당일, 본당에서는 셀리나와 카엘이 피의 맹세를 맺고, 별채에서는 아우렐리아가 죽음 직전까지 몰린 채 홀로 무릎을 꿇고 있다. 붉은 월식의 빛이 신전을 뒤덮자 돌벽이 무너지고 은빛 눈의 달의 여신이 나타나 진실을 밝힌다.
이 세상을 떠나도록 선택받은 사람은 셀리나가 아니었다.
바로 아우렐리아였다.
카엘과 부모, 셀리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우렐리아는 공간의 균열을 통과해 달의 여신과 함께 저승으로 떠난다. 마침내 배신과 착취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 순간 셀리나가 꾸며 낸 불치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녀의 모든 거짓말이 부족 전체에 드러난다.
후회에 무너진 카엘은 알파 왕좌의 계승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산속 오두막에서 평생 홀로 살아간다. 아우렐리아의 부모는 부족의 비난과 죄책감 속에서 남은 생을 보내고, 셀리나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부족 전체에게 버림받는다.
수년 후,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카엘의 영혼은 아우렐리아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저승에 도착한다. 하지만 아우렐리아는 이미 죽은 영혼들을 심판하는 재판관이 되어 있었고, 그녀의 마음에는 더 이상 카엘을 향한 사랑이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침내 부모와 셀리나도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으로 오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거짓말과 편애, 잔혹함에 대해 영원한 심판을 받는다. 그들의 죄는 영원히 씻기지 않으며, 용서받을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